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3에 자리한 ‘원조할머니기름떡볶이’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에 문을 열어 수십 년간 한자리에서 오랜 전통을 지키고 있는 통인시장의 대표 떡볶이 집이다. 이곳은 통인시장에서 ‘기름떡볶이’라는 독특한 스타일의 떡볶이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왔으며,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각종 미디어에 소개되기도 했다.
‘원조할머니기름떡볶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바로 맹씨 할머니가 이 레시피를 개발해 1950년대 통인시장 골목에서 최초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연탄난로 위에 둥그런 철판이나 납작한 양은 쟁반을 올려놓고 떡볶이를 볶아 팔았는데, 이 방식은 여느 물떡볶이나 고추장 떡볶이와 전혀 달랐다. 양념을 고루 바른 떡을 충분히 달군 기름에 볶아내다보니 떡볶이 특유의 쫀득쫀득함과 고소함, 그리고 매콤한 풍미가 극대화된다.
메뉴는 간단하지만 강렬하다. 대표 메뉴인 기름떡볶이는 미리 양념에 재운 가래떡을 고추기름 혹은 참기름 등으로 달구어진 무쇠팬에 볶는 방식으로 만든다. 떡 자체는 얇고 길쭉한 밀가루 떡 또는 쌀떡을 사용하는데, 얇은 형태라 겉은 살짝 바삭하지만 속은 쫄깃하게 살아 있어서 씹을수록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떡 위로는 고춧가루가 살짝 묻혀있어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매콤한 향과 기름의 고소함, 떡의 탄력이 어우러지며 일반적인 국물이 많은 떡볶이와는 완전히 다른 맛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만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즉석에서 팬에 볶아내는 방식이다. 주문이 들어가면 떡을 양념에 무치고 달궈진 팬에 볶아내는데,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손님 주문마다 바로 조리해 내기 때문에 항상 신선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기존 떡볶이에 익숙한 손님들도 이곳의 기름향이 풍부한 떡볶이를 맛보고 나면 새로운 참맛에 반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 내부는 전통 시장의 소박함이 느껴지는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간소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있다. 벽면에는 여러 방송 출연 사진과 손님들이 남긴 메모, 서울미래유산 인증서 등이 걸려 있어 오랜 세월 성실히 한 자리를 지킨 이곳의 역사를 보여준다.
원조할머니기름떡볶이의 메뉴 구성을 살펴보면, 시그니처인 기름떡볶이와 간장떡볶이, 그리고 빈대떡이나 모둠전 같은 전류가 준비되어 있다. 세트 메뉴로 기름떡볶이와 간장떡볶이, 다양한 전을 함께 맛볼 수 있어 여러 음식의 조합을 즐기고 싶은 손님들에게 각광받는다. 가격대는 1인분 기준 3,000원 내외로 합리적이며, 세트 메뉴나 현금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전 메뉴와의 궁합이 좋은데, 묵직하게 구워낸 빈대떡을 기름떡볶이에 곁들이면 떡의 고소함과 전의 담백함이 어울려 풍부한 식감을 완성한다. 간장떡볶이는 고추기름 특유의 매운 맛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적합하며, 짭짤하고 고소한간장맛이 더해져 새로운 떡볶이의 세계를 보여준다.
원조할머니기름떡볶이의 매장은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통인시장 내 입구와 가깝다. 하루 방문객만도 수십에서 백여 명에 이르며, 주말에는 평일 대비 네 배까지 손님이 몰리는 인기 명소다. 매장의 트레이드마크인 넓은 무쇠팬과 즉석 조리 모습이 오랜 세월 변하지 않은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떡볶이 맛만큼이나 이곳이 사랑받는 이유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할머니의 따뜻한 인심이 함께 깃들여 있어서다.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분위기와 소박한 미소, 그리고 항상 한결같은 맛이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붙든다. 세월이 지나면서도 오리지널 맛과 방식, 그리고 손맛을 고수하는 점이 진정한 명가의 조건임을 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