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제과점

 대한민국 최초의 제과점은 군산의 이성당이다. 이성당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조는 일본인 히로세 야스타로가 군산에 설립한 ‘이즈모야’라는 일본식 빵집이었다. 당시 이즈모야는 주로 아라레, 모찌, 화과자 등을 판매했다.

1920년대에는 히로세 켄이치가 점포를 지금의 이성당 자리로 이전한다. 이후 이즈모야는 일본식 전통 과자뿐만 아니라 단팥빵, 크림빵, 케이크 등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30년대에는 군산의 조선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분점을 설치했고, 분점은 야스타로의 작은아들인 스케지로가 운영했다. 이때부터 레스토랑도 시작했다.

중일전쟁 시기에는 이즈모야가 군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지정 식당이 되었다. 1945년 해방 이후 일본인 가족은 모두 일본으로 송환되었고, 적산 처리된 점포는 한국인 이석우가 인수하게 된다. 그리고 ‘이성당’으로 상호를 바꾸고 재개업하며 한국 빵집으로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이성당이라는 명칭은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번성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공식 한자 표기는 ‘李盛堂’이다. 이석우는 송씨 제빵기술자를 영입해 빵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주변 지역 제과점들과 삼영상사라는 회사를 차려 제과·제빵에 필요한 재료와 기구를 공동구매했다. 삼영상사는 군산 제과업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이성당의 대표 빵은 단팥빵이다. 단팥빵은 일본에서 유래된 빵으로, 팥앙금이 주재료다. 팥은 삶은 뒤 체에 내려 분리하고 앙금만 사용해 소금과 설탕을 넣고 졸여 팥소를 만든다. 이성당의 단팥빵은 팥앙금이 듬뿍 들어가며 쫄깃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종종 ‘앙꼬빵’이라고 불리며, 이는 일본어 ‘앙꼬(あんこ)’에서 유래했다.

아삭한 식감의 야채빵 역시 인기 메뉴다. 야채빵 속에는 양배추, 양파, 당근 등 야채와 마요네즈, 후추 베이스 소스가 들어간다. 튀김 아닌 오븐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담백하고 식감이 살아 있다. 고로케와 유사하지만 빵으로 만든 만두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야채빵은 수분기가 많아 보존성이 짧아 한 번에 대량 생산하지 않고 소량씩 자주 굽는다. 여름철에는 즉시 먹는 것이 좋다.

2013년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잠실점, 서울서울3080, 김포공항점, 인천점 등 수도권 분점이 오픈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성당 빵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군산 본점과 분점의 빵 맛과 질감은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군산 본점은 평일에도 수십 미터, 주말엔 100미터 이상의 대기줄이 늘어서게 된다. 현지 관광 코스로도 지정되어 있다. 한 번에 5개 혹은 10개로 판매량을 제한하거나 예약을 통해 바로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군산 시민들은 단팥빵이나 야채빵보다 꽈배기, 고로케 빵을 더 자주 구매한다. 이성당에서는 모든 제품에 특별함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현지인 중에는 옛 단팥빵, 감자샐러드빵, 생크림 앙금빵 등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실은 택배 주문이 폭주하기도 하며 여름에는 야채빵을 택배로 보낼 수 없다.

방송 노출도 활발하다. JTBC ‘밤도깨비’, 채널A, tvN ‘수요미식회’ 등 다양한 방송에서 이성당과 그 빵을 다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특히 단팥빵과 야채빵의 인기로 인해 본점과 신관을 분리 운영한다. 신관은 쌀빵 등 신제품을 진열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성당의 빵 제조 노하우는 대두식품과 연관된다. 대두식품은 팥앙금과 쌀가루 제품의 제조를 담당하는 협력 회사다. 대두식품은 국내 앙금 시장 30% 점유율을 자랑한다. 이성당 대표 가문은 이성당 외에도 여러 관계사(화과방, 햇쌀마루)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이성당은 사회공헌 활동도 펼친다. 직원들은 자주 지역 소외계층 봉사에 참여한다. 팔고 남은 제품이 아닌, 별도 재료로 봉사용 빵을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 가게 앞 좌판에 좌판을 여는 할머니들에게 공간을 내주기도 하며 따뜻한 인심을 나누는 곳이다.

본점은 군산 중앙로에 위치해 있으며 신관은 옆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점했다. 주차와 대기로 인한 혼잡을 최소화하도록 안내를 한다. 대표 빵 두 가지(단팥빵, 야채빵)는 본점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신관은 자체 메뉴만 취급한다. 서울 분점들도 각자 매장명과 메뉴, 운영방식이 약간씩 다르다.

지역에서는 1980년대까지 대부분의 동네 빵집에서 야채빵을 만들었으나 보존성과 제조난이도로 인해 점차 사라졌다. 이성당의 야채빵이 SNS와 입소문을 타며 다시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많은 동네 빵집에서 야채빵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여름엔 팥빙수, 밀크쉐이크가 계절 메뉴로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젤라토도 출시했다. 서구의 조식 개념을 반영해 모닝 메뉴도 일찍부터 도입됐다.

포장지에는 ‘Since 1945’라는 문구가 강조되어 있다. 이즈모야 시절까지 포함하면 1910년대부터 시작된 115년 이상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 여순사건 등 격동의 시기를 지나며 대규모 군인 빵 주문을 받고 3일 밤새 빵을 만들기도 했다.

줄서서 기다리면서 빵을 구매하는 문화가 있고, 계산대에서 또 한 번 줄을 서야 한다. 예약하거나 구매 타이밍을 잘 맞추면 대기 없이 구매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빵이 매대에 진열될 때마다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빵을 사려고 움직인다.

현재 이성당은 군산 본점 이외에도 수도권과 충청권까지 분점이 늘어나 많은 사람들이 접근 가능하다. 빵 트레이가 금방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폭발한다. 대두식품 서수공장과 신관의 확장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수요를 따라가고 있다.

이성당의 빵은 단팥 빵, 야채 빵을 넘어 다양한 빵과 디저트, 쌀빵, 화과자 등을 취급한다. 모든 빵은 여름철 보존과 위생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제품의 원재료 성분을 공지하며, 쌀가루 제품과 글루텐프리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한적한 구도심 한복판에 위치했지만, 언제나 북적이는 빵집으로서 대한민국 최초 제과점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 시민과 관광객, 방송 제작진 등 모두에게 사랑받는 빵집으로, 한국 베이커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한 문단 당 최대 2문장으로 쓰더라도 충분히 깊고 입체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다. 다양한 빵, 사회공헌, 노동환경, 영업 구조까지 상세히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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