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양희은의 은둔식달 외전 전주 당근김밥 맛집 식당

생활의 달인 양희은의 은둔식달 외전 전주 당근김밥 맛집 식당은 전주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김밥집이다. 전주 사람들에게는 그냥 '상산고 앞 김밥집'으로 불릴 만큼 친숙한 곳이다.

이곳의 역사는 19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선모 할머니와 그녀의 어머니가 처음 시장과 사우나를 돌며 김밥 장사를 시작했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에 남지 않지만, 80년대 초반부터 김밥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밥을 팔던 초기에는 아이스박스에 담아 이리저리 다니며 손님들을 만났다.

전주 완산구 상산고등학교 주변에서 작은 점포를 잡고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후 가족 경영으로 이어졌고, 세월이 흐르면서 지역 명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오선모 옛날김밥의 김밥은 단 세 가지 재료만 사용한다. 당근, 계란지단, 단무지 이렇게 세 가지다.

다른 김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햄이나 맛살, 우엉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 세 가지 재료로 심플하게 김밥을 만든다.

가장 핵심이 되는 재료는 당근이다. 큼직하게 채 썬 당근을 참기름에 볶아 은은한 마늘향이 감돌게 만든다.

밥 위에 듬뿍 얹은 당근볶음 덕분에 오선모 김밥은 밥보다 당근이 더 많은 느낌이다. 계란지단과 단무지는 단맛과 고소함, 새콤달콤함을 더해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만든다.

많은 손님들이 줄을 설 만큼 유명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신선한 재료, 참기름의 향, 부드러운 밥, 그리고 오랜 세월 손에 익은 말이로 완성도를 더했다. 포장해서 식어도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이처럼 맛이 독특하고 심플하다 보니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한때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되며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손님들은 새벽부터 모여 줄을 섰고 주말이면 웨이팅이 4~5시간은 기본이었다. 어떤 날은 아침 8시 이전에 재료가 모두 소진될 정도였다.

이곳의 영업시간은 오전 5시부터 낮 12시, 혹은 재료 소진 시까지였다. 예약 주문이나 전화 예약도 불가능했고, 오직 현장 구매만 가능했다.

이런 독특한 운영 방식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1인당 최대 구매 가능 수량은 10줄로 제한될 정도였다.

김밥을 사기 위해 일찍부터 나와 줄을 서는 풍경은 전주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광경이었다. 새벽녘 골목길은 김밥집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포장 전문이라 매장 내 취식도 불가능했다. 바쁜 아침 시간, 각자 김밥을 건네받고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선모옛날김밥은 40여 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전주 시민들 뿐 아니라 전국에서 방문객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그러나 긴 사랑의 시간도 결국 끝이 있었다. 오선모 할머니의 건강 악화와 더 이상 가게를 이어받을 사람이 없다는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2023년 6월 30일, 오선모 옛날김밥은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폐업 소식이 알려지자 한 달 전부터 전국 각지 손님들이 몰렸고, 긴 줄이 골목을 가득 메웠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 김밥을 맛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기다렸다. 전주의 한 골목, 작은 가게 앞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추억을 가슴에 간직했다.

김밥을 구매한 사람들은 마지막이라는 아쉬움 속에 정성껏 싸준 김밥을 소중하게 포장해갔다. 현장에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손님이 몰리기도 했다.

방문객들은 "달짝지근한 당근의 맛, 오선모 옛날김밥만의 고소함은 이제 다시 맛보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업 종료 후에도 전주 시내엔 유사한 당근김밥 가게들이 속속 생겨났다. 하지만 원조의 자리를 대체하긴 쉽지 않았고, 여전히 '오선모표'의 추억을 그리는 목소리가 많았다.

오선모 할머니와 딸은 마지막까지 직접 김밥을 싸며 손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밥을 쌀 때마다 10줄, 20줄씩 끊임없이 수작업으로 만들어냈다.

마지막 손님을 배웅하면서, "이제 너무 지쳤다. 대답할 힘도 없다."라는 한마디가 할머니의 고단함을 대신했다. 평생 김밥을 만들어 온 손 끝의 주름은 긴 세월과 노고를 보여줬다.

체인점이나 상표 판매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가족의 손맛과 추억을 지키기 위해 거절했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여기서 직접 사 먹는 김밥만이 진짜'라는 신념을 지켰다.

방송, SNS, 각종 미식 프로그램에서 거듭 조명되면서 오픈런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김밥을 사러 온 손님들은 기다리며 서로 친구가 될 정도로, 줄 선 시간도 하나의 추억이 됐다.

오선모 김밥은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성장기 아침 식사, 운동회 간식, 직장 야유회, 가족 소풍까지 모든 추억에 김밥이 함께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먹을 수 없는 맛"이라며 종종 찾아와 당시의 기억을 그리워했다. 새로운 세대에게도 '추억의 맛'으로 전해지는 변화가 있다.

레시피 자체는 심플하지만, 정확한 비율, 볶는 방법, 밥과 재료의 온도, 말이의 손맛 등은 흉내 내기 힘들다는 평이 많다. 진짜 오선모표 김밥은 오직 그 골목, 그 사람의 손에서만 완성됬다.

전주를 배경으로 한 각종 여행 프로그램, SNS, 블로그에는 오선모옛날김밥의 기록이 남아있다. 전국의 김밥 애호가들은 마지막까지 '진짜 맛집'의 표본으로 오선모를 꼽는다.

재료가 남으면 서로 양보하고, 못 사간 손님에겐 미안하다는 말로 마무리하는 온정도 오선모 김밥만의 분위기였다. 손님들의 인사, 직원들의 미소, 오랜 줄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만들었다.

문을 닫은 지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오선모 옛날김밥은 전주와 전국 김밥 마니아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당근이 가득 든 심플한 김밥 한 줄이 전한 따뜻함과 추억은 오래도록 이어진다.

어떤 이는 "김밥 그 자체가 인생의 추억"이라며 아쉬워했다. 오선모 옛날김밥은 전통, 정성, 그리고 사람들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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