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내고향 경남 산청 토종 벌꿀 농장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의 지리산 토종벌 바우농장은 대표 조현만(65세)과 박정숙(58세) 부부가 운영하는 토종벌 양봉 농장이다. 바우농장은 해발 550미터 마근담봉 6부 능선, 4만 5천 평의 악산 지대에 자리한 곳이다. 조현만 대표는 아버지 조동희가 산청군 시천면과 인근 단성면, 삼장면 일대에서 ‘먹바우’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음을 강조한다. 바우농장이란 이름도 부친의 별칭에서 한 글자를 빼 와 만들었다.
조현만 대표는 2019년 공무원직에서 퇴직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농장을 시작했다. 도시에서 40년간 생활하면서도 어린 시절 지리산에서 경험한 자연을 늘 그리워했다. 퇴직 전부터 노후 대책으로 아버지가 물려준 이 산청 마근담봉 일대 땅을 직접 개발해 토종벌을 키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얼마 안 되는 수의 벌통으로 시작했지만 해마다 규모를 늘리며 2025년 기준 600군에 이른다.
바우농장이 위치한 곳은 마을과 6km 이상 떨어진 청정계곡으로,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다. 일대는 겨울에도 계곡물이 얼지 않아 벌들이 혹서기와 혹한기를 모두 견딜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다. 농장은 지리산 둘레길 8코스 옆에 위치하며, 해마다 토종벌 분양과 꿀 판매를 통한 수익 구조를 만든다.
2025년 여름, 산청군 일대에는 3일 동안 누적 강수량 742.5mm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마근담봉을 따라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바우농장까지 덮쳐 73통의 벌통을 잃는 큰 피해로 이어졌다. 산청군 전체에는 4명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하고,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질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하지만 조현만 대표와 아내 박정숙 씨는 좌절하지 않고 바로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단골 고객들과 쿠팡 등 온라인 주문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밤낮 없는 노력을 이어간다.
바우농장의 토종꿀은 전국에서 품질로 인정받는다. 쿠팡에서 판매되는 바우농장 이름의 지리산 토종꿀은 1kg당 20만원 선에 거래된다. 한봉(한식 토종벌)이 만든 꿀은 양봉꿀에 비해 가격이 7.5배가량 높다. 양봉꿀이 1되(2.4kg)에 8만원이면, 바우농장 한봉꿀은 동일 단위에 60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셈이다. 이렇게 가격이 높아도 소비자들은 바우농장 꿀의 진한 맛과 향, 그리고 토종꿀에서만 나오는 개성 있는 풍미 때문에 꾸준히 찾는다.
조현만 대표는 한봉꿀의 생산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양봉은 침이 길어 잦은 꿀 채취가 가능하지만, 한봉은 침이 짧아 꽃이 많아도 여러 번 꿀을 딸 수 없다. 실제로 양봉은 한 해에 2~3회의 꿀을 딸 수 있지만, 한봉은 전국적으로도 상강 무렵 한 번만 생산이 가능하다. 그래서 생산량이 적고 희소성이 있으며, 농장 관리에 더 많은 세심함이 필요하다.
바우농장의 벌들은 봄이 오면 생강나무꽃과 오리나무꽃에서부터 꿀을 모으기 시작한다. 곧이어 벚꽃, 헛개나무, 아까시나무, 노각, 층층나리, 두릅나무, 참옻나무, 머루, 다래 등 다양한 야생 밀원에서 꿀을 얻는다. 약초가 풍부한 지리산 자락이기에 기능성 화분도 많이 들어간다. 산청군에서는 8년 전 바우농장 인근 7~8부 능선에 간 기능성 헛개나무도 대규모로 식재한 덕분에, 해마다 헛개꽃꿀의 품질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벌통 안에서는 꿀을 물어오는 일벌, 집을 청소하고 문을 지키는 벌, 육아를 전담하는 벌 등 철저한 역할 분담이 이뤄진다. 한 군의 벌은 약 2만 마리에 이르며, 여왕벌은 10년 가까이 살고 일벌은 43일의 짧은 생을 반복한다. 박정숙 씨는 여왕벌과 로얄젤리를 직접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벌 관련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꼼꼼히 관리 판매한다.
바우농장은 벌꿀 외에도 분양사업도 병행한다. 최근 5년간 평균 1년에 토종벌 100~200군씩 1군당 70만원 선에 분양해왔다. 해마다 토종벌 분양을 받기 위해 전국에서 문의가 들어오며, 높은 품질과 철저한 사후관리로 평판이 높다. 꿀 판매와 분양 사업을 합쳐 연매출은 1억 7000만원에 이른다.
바우농장은 자연 양봉 철학을 바탕으로 화학약품이나 항생제 투여 없이 벌을 키운다. 자연의 섭리에 맞춰 최소한의 개입만 하여 토종벌 본래의 습성과 생존 능력을 유지한다. 산지의 높은 일교차, 풍부한 밀원, 깨끗한 계곡수가 어우러져야만 양질의 토종벌꿀이 생산된다는 확신으로 농장을 운영한다. 양봉이 어려워지는 한반도 기후 변화, 벌 질병, 개발로 인한 자연 파괴 등이 겹치고 있지만, 바우농장은 지역의 건강하고 올바른 토종꿀을 소비자들에게 보내기 위해 오늘도 분투한다.
한편, 상품 정보 공개에 따르면 바우농장 꿀과 벌집꿀은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경로로 판매된다. 해외배송도 가능하며, 15만원 이상 구매 시 관·부가세가 발생할 수 있어 해외 구매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A/S 불가, 평균 10~15일 소요되는 배송 등 구매 전 상세 안내까지 투명하게 이루어진다.
바우농장은 앞으로도 지리산의 자연생태를 최대한 보전하면서 지역 특산물로서 토종꿀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 조현만은 산청뿐 아니라 전국 단위에서 한국 전통 토종벌과 한봉꿀의 가치를 알리며, 세대를 넘는 농장의 정통성을 지키고자 한다. 지리산의 맑고 청정한 공기, 신선한 계곡수, 다채로운 야생화가 어우러진 바우농장의 꿀은 건강한 자연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과 철학, 자연 그대로의 자원에서 비롯된 정직한 꿀맛은 오랫동안 자리 잡은 단골 고객,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신규 소비자들로 인해 그 가치를 날로 높이고 있다. 바우농장은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환경 보전을 함께 고민하며, 대한민국 토종꿀을 대표하는 양봉 농장으로 성장해 갈 것이다.